우리는 매일 수많은 색과 마주하며 살아갑니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이파리의 연두색, 카페 테이블 위를 채운 따뜻한 아이보리 톤,
그리고 감정이 몽글해질 때 떠오르는 흐릿한 회색빛.
색은 우리에게 말을 걸지 않지만, 그 속에는 마음의 상태와 기억, 감정의 결이 담겨 있곤 합니다.
요즘 저는 ‘나만의 색’을 찾고, 기록하고, 조합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건 단순히 예쁜 색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선과 감정을 정리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색으로 감정을 설명한다면
어떤 하루는 노란색입니다.
기분 좋은 기대감, 포근한 햇살, 달콤한 커피 향처럼 노란빛은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남깁니다.
또 어떤 날은 청록색입니다.
조용한 집중과 사색, 깊은 물속처럼 고요한 감정이 가라앉는 느낌.
그리고 가끔은 회색인 날도 있습니다.
무기력하지만 나름의 평온함을 간직한 흐린 감정들.
이처럼 색은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언어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색은 왜 좋아졌을까?
생각해보면, 내가 유독 자주 고르게 되는 색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입는 옷, 휴대폰 케이스, 방 안의 소품까지
비슷한 색이 반복된다면 그건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어떤 분위기를 원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선명한 색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톤 다운된 뉴트럴 컬러에 끌리는 스스로를 보며
"내 마음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구나" 하고 느낍니다.
컬러 팔레트는 또 다른 자화상
그래서 저는 최근, 노트 한쪽에 ‘나만의 컬러 팔레트’를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딱 다섯 가지 색만 고르고, 그 색에 제목을 붙입니다.
- 따뜻한 베이지 → 안정
- 부드러운 하늘색 → 여유
- 딥 그린 → 고요한 힘
- 라벤더 → 회복
- 미색 → 쉼
이 조합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감정을 정리하는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어떤 색이 자꾸 생각나는 날은
그 색이 지금 내 마음의 기류를 가장 잘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겠지요.
색의 언어로 나를 설명하는 법
색은 무언가를 설명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검정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누군가는 붉은색으로 감정을 분출합니다.
누군가는 파란색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누군가는 노란색으로 다시 걷고 싶은 하루를 그려냅니다.
이처럼 색은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창이 됩니다.
그리고 그 창을 통해 우리는 자신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나의 계절, 나의 팔레트
계절마다 좋아지는 색도 달라집니다.
봄에는 라이트 핑크와 옅은 민트,
여름에는 시원한 블루와 화이트,
가을에는 브라운과 올리브,
겨울에는 진한 네이비와 그레이.
이처럼 계절을 기준으로 ‘나만의 시즌 컬러’를 정리해보는 것도
일상 속 작은 감성 놀이가 됩니다.
색 하나만 바뀌어도 기분이 달라지고,
내 공간의 공기가 바뀌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당신의 색은 어떤가요?
지금 이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색은 무엇인가요?
그 색은 당신의 감정을 반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컬러 팔레트를 만든다는 건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관찰하고 나를 기록하는 방식이 됩니다.
지금 당신이 고른 색은, 이 시기를 살아가는 당신만의 이야기입니다.
오늘 하루, 좋아하는 색 한 가지를 꺼내
그 색으로 오늘의 감정을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